posted by cimple 2013. 11. 20. 00:30




연구하다가 실패케이스로 캡쳐 하나 했는데 이유모르게 마음에듬



posted by cimple 2013. 11. 19. 12:47

스마트폰 데이터 사용량이 다 되어서 사용 내역을 보려고 오랜만에 Olleh 홈페이지에 접속해봤다.


그런데 요금을 이리저리 살펴보니 정체모를 'internet 정보이용료' 라는 것이 매겨져 있는 것이다.


딱 봐도 이상하다 싶어 뜯어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휴대폰번호 보호서비스' 라는 1000원짜리 부가서비스에 가입되어 있었다.



검색을 좀 해보니 악명높은 서비스인가보다. 서비스를 찾아보니 가입조건이 좀 웃긴데,



2번째 '기타 외부채널' 이 웃기는 노릇이다. 인터넷에서 자주 하게 되는 소액결재시, 핸드폰 명의자인증 창에서 '가입안내 SMS 수신동의' 를 하면 자동으로 가입된다고 한다. 허허... 이게 무슨 소리요. 아마 나도 모르게 체크박스 하나 지나쳤다고 가입된 모양이다.



더 웃긴건 해지하려면 인터넷으로는 안되고 고객센터에 직접 전화를 해서 해지해야 하는 수고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전화하니까 금방 해지해 주긴 했지만, 함정을 파 두고 가입시켜놓고, 해지는 또 전화통화를 거치도록 복잡다단하게 해 놓았다니...



1000원이라는 소액이니까 그냥 뭐 해두면 괜찮겠지, 하고 넘어가는 사람들도 상당수일거고, KT 이동통신 가입자가 1500만명을 넘을텐데, 이 중에서 100만명만 나같이 낚여도, 한달에 10억이다. 


정말 웃긴다고 할 수 밖에...



posted by cimple 2012. 10. 31. 16:12

 



엄재경 해설이 오늘 (날짜로는 어제군요) 강의를 오셨습니다. 3년의 대학원 생활 동안 많은 세미나 연사분들이 계셨지만, 이렇게 설레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다린 세미나는 처음이었고, 또한 이렇게 즐겁고 많이 웃었던 세미나도 처음이었던 것 같네요.

이제 제 나이도 서른줄이지만, 20대시절 열광했던 그 역사의 산실을 만들어온 주인공을 직접 만나뵌다는 것은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었어요. 

다른 세미나 연사분들과는 달리,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한 장 없이 강의만으로 두시간 가까운 세미나를 순식간에 지나가게끔 만드신 타고난 만담꾼, 엄재경 해설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전해 볼까 합니다.


스토리작가 엄재경, 그리고 스타리그의 시작. 

세미나 자리에는 저와 같은 스덕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계셨으므로, 엄재경 해설은 먼저 만화 스토리 작가로 이 문화산업계에 처음 발을 들여 놓으시던 시절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하셨어요. 엄재경 해설도 군대 제대하고, 복학하고 뭘 해야 하지 고민하는 흔한 청년들의 고민을 함께하던 시절이 있으셨답니다.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노가다도 해 보시는 등 전전긍긍하다가, 당시 친구였던 만화작가 이충호님과 뜻이 맞아 만화의 스토리를 쓰는 스토리작가 일을 하셨다고 해요. 그때 만드신 작품이 당시 소년만화 보신 분들이라면 아실 "마이러브", 그리고 "까꿍" 이었죠. 놀랐던 것은 그 와중에 부모님의 걱정으로 잠시 대기업(!)인 LG 에 입사하신 적도 있으셨다고 해요. 그런데 회사 연수 다 받고 발령 3주만에 사표(;;)를 미련없이 쓰고 나오셨다고 합니다. 나는 내가 하고싶어서 이 만화일을 하는 것이다 라는 것을 부모님께 보여드렸다는 것에 만족하셨다고 하시네요. 

그리고 당시에 이충호님 말고도 스토리작업을 함께 하셨던 작품이 '초시공전사 넥스트' (제목만 들으면 응? 했는데 찾아보니 알겠더군요) 였는데, 이 작품이 잠깐은 드래곤볼을 제칠 정도로 인기가 좋았습니다. 그런데 엄재경 작가님이 스토리의 진행을 위해 소년 만화의 암묵적인 룰을 깨고, 당시 꽤나 인기 있었던 캐릭터를 죽였다고 하셨어요. 그러자 갑자기 만화의 인기도가 폭락(...), 그때 엄재경 해설은 어떤 마음가짐을 배우셨다고 해요. 대중을 위한, 대중이 좋아하는, 대중이 보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들려 주어야겠다는 것. 그리고 그런 마인드는 지금의 해설을 하는데까지 일관되게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어서 스타리그의 탄생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주셨습니다. 스덕들이라면 아마 대충은 알고 있는 이야기겠지만, 만화 '까꿍' 을 게임화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한데 모여서 밤새 토론한 것이 스타 이야기였다는 것, 그리고 그 때 만났던 분이 바로 지금의 온게임넷 본부장인, 당시 투니버스의 '게임플러스' PD 였던 황형준 PD 였다는 것, 그리고 거기서부터 '스타를 스포츠처럼 중계해보자' 라는 재미있는 도전이 일어났고, 탁구대에서 시작한 투니버스의 스타 중계가 99 PKO 로, 온게임넷으로, 그리고 스타리그의 전설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당시 황형준 PD가 참 도전적인 일을 많이 했다고 회고하셨어요. 특히 그때만 해도 네트워크 상태가 불안정하던 시절이어서 방송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99년도 크리스마스 이브에 99 PKO 결승전 생중계를 강행했다고 합니다. 이때 소위 대박을 터뜨렸고, 온게임넷이 개국되고 지금의 E-sports 가 자리잡는 데 많은 역할을 했었다고 하네요.



새로운 세대, 새로운 문화 컨텐츠, 그리고 게임. 

엄재경 해설은 스타리그와 E-sports 에 대해서 평가하시면서, 일단 순수한 목적으로 자생적으로 커져 나간 풀뿌리 문화라는 사실을 먼저 꼽으셨어요. (특정 스포츠가 언급되어 죄송하지만) 전두환 정부 시절 3S 정책으로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야구와는 달리, E-sports 는 정말로 그것을 좋아하는 몇몇의 사람들이 시발점이 되어, 게임을 조롱하고 무시하는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많은 게이머들이 끊임없은 노력과 의지로 그것을 건전한 문화로 정착시켰다는 것이죠. 

또한, 게임과 E-sports 가 한국이 IT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데 큰 밑바탕을 마련했다 생각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물론 IT 강국이라는 것에 대해 분분한 의견은 있을 수 있지만, 엄재경 해설은 일본의 문화산업, 일본인의 국민성에 대해서 언급하셨어요. 일본인은 개인주의적이고, 남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하기 때문에, 게임 패키지를 하나 사거나 만화책을 하나 사면 그것은 자신의 소유, 그리고 남에게 빌려달라거나 빌려주지 않는 문화라고 합니다. 반면 한국은 우루루 몰려다니며 무엇을 하기 좋아하는 문화라, 패키지 게임이나 단행본 만화가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라고 하셨어요. 

이러한 이유로, 최근의 일본은 나라 전체가 약간 쇄국에 가까운 이미지라고 덧붙이시며, 여전히 출판 종이만화, 그리고 콘솔게임이 고고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반면 한국은 빠르게 출판만화 시장이 해체되었지만, 대신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는 웹툰이라는 새로운 컨텐츠가 그 자리를 대신하였고, 패키지 게임 대신 MMORPG 가 흥행하게 되었다고 말씀하셨죠. 물론 장단점은 있지만, 엄재경 해설은 새로운 세대, 그리고 새로운 방식의 문화컨텐츠의 소비 방식에 있어서, 한국은 좀더 빠르게 그러한 흐름에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하셨어요. 그리고 그 원인중 하나는, 함께 게임을 보고, 함께 즐기고, 그것으로 서로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또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E-sports 가 끼친 영향이 적지 않다는 것이죠. 

때문에 게임과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에 대한 편견없는 시각이 필요하고, 새로운 세대에 발빠르고 능동적으로 적응하기 위해 항상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도전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강의를 마무리하셨습니다. 



질문과 답변 

사실 위에서 언급한 좀 딱딱한 이야기들 말고, 청중이 모두 함께 빵 터지는 무척이나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이야기들을 많이 말씀해 주셨는데, 글로 옮기려니 영 재주가 없네요. 하긴 그 만담을 어떻게 글로 옮기겠습니까. 

시간이 금방 지나가버려서, 공교롭게도 제가 유일하게 엄재경 해설에게 질문을 한 질문자가 되었어요. 그래서 꼭 하고 싶었더 질문이 있어서 드렸는데,

"엄재경 해설님의 별명은 기적의 포장가, 엄대엄, 뭐 이런 별명이 있으신데, 이런 것들은 항상 어떤 스토리텔링을 하려고 하신다고 말할 수 있을것 같아요. 어떻게 그런 스토리들을 준비하고, 만들어 내시는지요?"

라는 질문이었죠. 엄재경 해설이 껄껄 웃으면서, 그런데 굉장히 구체적으로 답변해 주셨습니다.

일단 '기적의 포장가' 부분에 대해서, 엄재경 해설은 현재의 시대가 '스토리의 시대에서 캐릭터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는 약간 의외의 말씀을 해 주셨어요. 즉 스토리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진부하지 않은 새로운 이야기를 말하지만, 역설적으로 뻔한 이야기를 엄청 좋아한다, 라고 하시며, 같은 이야기지만 어떤 캐릭터이냐가 지금은 더욱 중요하다 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예로 드신 것은 락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는데 저는 락 음악은 잘 모르고, 결론은 노래에서도 내러티브보다 캐릭터가 중요하다, 는 말씀이셨죠. (저는 "투헤븐" 과 "강남스타일" 의 차이 정도로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스타리그에서도 각 선수들이 어떤 캐릭터를 가지고 있냐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키셨고, 결국 하나의 스타리그는 이 캐릭터와 캐릭터들이 서로 연결되어 만들어지는 하나의 컨텐츠가 된다, 그리고 이로 인해 올림푸스의 서지훈, 인크루트의 송병구처럼 한 시즌의 스타리그 전체가 그 캐릭터로 기억된다, 라고 멋지게 말씀해주시더라고요. 

그리고 엄대엄 부분에 대해서는 먼저 자신이 게임해설가를 하시면서 멘토가 되는 분이 누구였나를 말씀해 주셨어요. 게임해설가는 정말 엄재경 해설이 월드 퍼스트였기 때문에 (월드 베스트는 아니어도, 월드 퍼스트는 이견이 없다고 하시며) 누구를 참고할 만한 사람이 없고, 엄재경 해설은 하일성 해설위원을 멘토로 삼으셨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하일성 해설위원이 어떻게 해설이 되셨는지, 그리고 왜 인기가 있었는지 말씀해 주셨어요. 이런 거죠. 9회말 8:0 상황에서, "지금 이 팀이 한점을 내느냐가 앞으로 3연전에 영향을 줄수 있거든요?" 라고 말씀하신다는 거에요. 즉 사람들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현재의 승부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 바로 그것이 엄재경 해설이 배운 해설자의 역할이었다, 5:5의 비밀이다, 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렇게 일단 강의가 끝나고, 이후에 함께 피자를 먹으면서 싸인도 받고, 조금 더 엄해설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먼저 자신의 해설 포지셔닝에 대한 생각은 명확하시더라고요. 자신의 게임 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예측하며 분석하는 해설을 하기 어렵다는 것은 프로게이머 출신 해설자들이 하나 둘 씩 해설을 하게 되면서 정확하게 아셨다고 합니다. 결국,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엄재경 해설은 대중을 즐겁게 하고, 많은 대중을 끌어들이는 해설을 해야 하겠구나, 그것이 나의 역할이구나 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스타 2에서는 그게 더욱더 힘들어졌다고 하십니다. 엄재경 해설은 스타 1은 권투에, 스타 2는 유도에 비유하셨어요. 서로 좀 치고박고 그러면 코피 터지고 피멍들고 그렇게 유불리를 알 수가 있는 것이 스타 1인데, 깃싸움 신나게 하다가 업어치기 한판으로 끝나 버리는 것이 스타 2라는 것이죠. 게임의 스타일과 양상이 다른데, 사람들은 스타 1의 해설을 기대하기 때문에 그것이 참 쉽지 않은 것 같다 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좀 조심스러운 질문일 수도 있는데, 제가 "리그오브레전드가 대세가 될 것을 모르시지 않으셨을 듯 한데, 왜 리그오브레전드 해설을 하지 않으시고 스타2 해설을 하시게 되셨냐" 라고 질문드렸어요. 사실 지금의 대세가 롤이 될 것도 알고 계셨고, 스타 2가 고전중이라는 것은 엄재경 해설이 가장 잘 알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어려우니까, 그렇게 힘드니까, 바로 엄재경이어야만 한다는 온게임넷의 요청, 그리고 스타리그를 지켜야겠다는 본인의 결심이 있으셨다고 하셨습니다. 두 해설을 병행하는 것은 온게임넷 방침으로 안 되었고, 엄재경 해설은 힘든 항해일지언정 스타2라는 배를 선택했다고 말씀하셨어요. 블리자드 코리아 측에서도 현실을 잘 알고 있고, 군단의 심장에서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참 짧지만 소중했던 세미나가 끝나고, 감사의 인사를 마지막으로 엄재경 해설님과 헤어졌습니다. 정말 세미나 시간 내내 웃고 공감하며 즐거웠던 세미나 시간이었고, 또한 유익한 정보와 생각할 거리도 많았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E-sports 의 중흥의 역사를 만들어 오시고, 산 증인이신 엄재경 해설님, 누군가에게 가슴 뜨겁게 벅차는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지금도 고민하시고 노력하시는 엄재경 해설님, 앞으로도 더욱 훌륭한 해설가로, 또 컨텐츠 제작자로, 오래도록 그 열정을 우리에게 전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강의 감사합니다!

posted by cimple 2011. 10. 6. 15:27


ThEnd.
posted by cimple 2011. 2. 10. 09:07




ThEnd.
posted by cimple 2011. 2. 8. 03:34


ThEnd.
posted by cimple 2011. 2. 7. 14:55


 

유명한 모션 그래픽 작품인 'Powers of Ten'

ThEnd.

posted by cimple 2011. 1. 31. 11:42

초등학교밖에 졸업하지 않은 브라질의 대통령 이야기.




ThEnd.
posted by cimple 2010. 11. 26. 17:26



으레 3,4위 전이라는 것은 무관심 속의, 맥없는 경기가 되기 마련입니다. '유종의 미' 라는 단어로 치장해보지만, 어쩔 수 없이 두 팀 모두에게 패배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진 채 치루는 경기이기 때문이겠지요.

더군다나 어제와 같은 경우라면 더욱 그랬습니다. 군복무 면제라는 얄궂은 것이 오로지 1등에게만 주어지는 보상이기에, 그들에게 3등은 애초부터 의미가 없었잖아요.


그것을 위해 팀과 마찰까지 빚어가며 날아온 선수가 있었고,

한발 먼저 이루어낸 야구 대표팀의 화려한 우승이 있다는 것,

또한 4강에서 종료 직전에 당한 어이없는 패배 때문에, 그들 모두는 비웃음과 조롱 속에 깊이 잠겨 버렸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의 3, 4위전이라는 것은, 어쩌면 잔혹한 것이었죠.



하지만, 단언컨데,

어제는 그 누구도 그들을 비웃지 못했습니다.



어제는 제가 운이 좋았을까요? 3:1 부터 경기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스코어에서, 앞서 말했던 그 모든 무기력과 좌절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쓸쓸히 끝나고 돌아가는 것이구나, 씁쓸했습니다. 즐거워하는 이란 관중들의 모습에서 분한 마음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아마, 선수들도 마찬가지 마음 아니었을까요.

그런데, 포기의 문턱으로 들어설 만한 후반 33분, 박주영 선수에게 기회가 옵니다. 솔직히 철렁했어요. 들어가는 공이 너무 높았거든요. 그런데, 다행히도 나가지 않고, 상대방의 골문을 뚫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남은 시간이 너무 없어서, '기적같은 역전' 을 바라기에는 너무 양심없어 보이는 시간이었죠. 게다가 상대방 이란 선수들의 질질 끄는 플레이와, 심판의 애매한 판정들이 더해져 더욱 답답한 노릇이었습니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의 움직임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살인적인 일정을 치루어내고 마지막 경기의 후반 40분대에 보여줄 수 있는 움직임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아마도 그 때, 선수들은 더이상 아시안 게임도, 금메달 좌절도, 3,4위 전이라는 사실도 중요하지 않은, 단지 '축구' 속에 빠져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리고 결국, 기적은 현실이 되죠. 후반 42분과 43분, 지동원 선수의 천금같은 헤딩슛이 얄밉게 미적거리던 이란의 골문을 뒤흔들어 버렸습니다. 정말 그 순간 순간이 현실인가 싶은, 거짓말같은 동점, 역전골이었죠.  

4분의 길고 긴 인저리 타임 후에 경기가 끝나는 순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태극 전사들의 투혼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정말 기뻤고, 정말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그런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게 해 준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너무나도 고마웠습니다.



물론 우승하지 못했죠. 그동안 관심과 논란의 중심에 있던 박주영 선수는 군복무를 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본인도 밝혔듯이, 인생에 있어서 정말 큰 것을 배우는 순간이 아니었을까요.

모든 것이 좌절되고, 망쳐버렸다고 생각되는 그 때에, 축구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고, 그것에 자신의 인생을 투자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롭다는 것을 배웠다는 것.

그렇게 큰 것을 얻은 이번 아시안게임이, 오히려 그의 인생에는 더욱 큰 의미와 가치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어찌 보면 공을 차서, 다른 편에 넣는 놀이일 뿐이잖아요.

하지만 그로부터 삶과 인생을 살아 나가는 가치를 배우게 하고, 그로부터 국민 모두에게 감동을 주는,

대한민국의 축구라는 것은, 참 언제 보아도 뜨거운 스포츠입니다.



잘 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당신들은 이겼습니다. 승리자입니다.



ThEnd.



p.s. 수고하신 홍명보 감독님께도 다시 한 번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경험을 토대로, 더욱 훌륭한 명장으로 성장하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cimple 2010. 9. 13. 20:06

'게임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내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어준 강연. 정말 재미있고, 좋은 명 강연이다.





Th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