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cimple 2010. 2. 18. 02:48

 

Mr. Vendingmachine from ahhrahan on Vimeo.



아주대학교 CGI 랩에서 제작한 실사합성 Full-3D 애니메이션 Mr.Vendingmachine 입니다.

SIGGRAPH 2009 제출용으로 5분정도로 짧게 편집한 편집본이로군요. (이런게 있는줄도 몰랐습니다;)

엔딩 크레딧에 짧게 나오는 Senior Character Animator 2 옆에 씌여진 제 이름을 확인하니

한때 열심으로 작업했던 그때 생각이 새록새록합니다.


ThEnd.

posted by cimple 2010. 1. 4. 05:15

아바타
감독 제임스 카메론 (2009 / 미국)
출연 샘 워딩튼, 조이 살디나, 시고니 위버, 스티븐 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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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the king of the world!"

"나는 세상의 왕이다" 라고 외치는 제임스 카메론



제임스 카메론이 '타이타닉' 으로 전 세계 관객들과 오스카를 휩쓴 지 12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당시 제임스 카메론은 극중 잭의 대사를 인용하여 시상대에 올라 이렇게 외쳤죠.

"I'm the king of the world!"

그의 이 말은 어찌 보면 오만한 대사처럼 들릴 수도 있겠습니만, 어쨌거나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그의 영화 '타이타닉' 은 미국내, 그리고 전세계 박스오피스에 있어 여전히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타이타닉의 17주 연속 미국 박스오피스 1위의 기록은 영원히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합니다. 엄청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타이타닉에 도전한다고까지 여겨졌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 조차 4주 1위에 그친 것을 보면 단지 허언은 아닌 것 같습니다. 헐리우드에서, 제임스 카메론이라는 이름은 여전히 '왕' 입니다.

말 그대로 '공전의 히트' 를 기록한 영화, 타이타닉

2009년 12월, 12년만에 영화 'AVATAR' 로 왕이 귀환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딱히 큰 의미는 없지만, '왕의 귀환' 은 장차 타이타닉의 아성을 무너뜨릴 감독이 아닐까 여겨지는, 피터 잭슨의 영화 제목이기도 하군요. 실제로 타이타닉에 이어 월드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고요. 예, 쓸데없는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피터 잭슨을 언급한 것은 전혀 쓸데없는 일만은 아닌것 같군요. 쉬어빠진 헐리우드의 스타일과, 그 스타일의 유령들.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카스, 제임스 카메론 등으로 대변되는 그 낡은 스토리텔링과 연출을 혁신시킬 새로운 피는 누구일까. 새로운 감독은 누구일까. 사람들은 궁금해 합니다. 하지만 그 역할을 마이클 베이가 감당하리라고 하기에는 뭔가 석연찮습니다. 그는 헐리우드가 쌓아온 옛 영광의 끝자락에서 이전의 공식들을 충실히 재현해 나가고 있는 '클래식한' 감독이 아닐까 합니다. 새로운 변혁과, 신선한 흐름을 이야기할때, 그래도 사람들은 피터 잭슨을 많이 언급하고, 저도 동의합니다. 영화에서 드러나는 그의 거침없는 상상력과 신선한 스토리텔링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가져다 주었고, 그 변화의 물결을 자신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인도합니다.

하지만 '나는 아직 죽지 않았어!' 라고 외치듯이 제임스 카메론이 '아바타' 를 들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반향은 결코 조용한 것이 아닌 듯 합니다. 세계는 그가 들고 온 한 편의 영화에 적지 않게 소란해졌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의 머릿속에 훨씬 오래전부터 그리고 있었다는 세계관과 스토리. 그는 그 모든 상상의 세계를 구현해 놓고, 12년 후 단지 그것을 다른 사람도 볼 수 있게 만들었을 뿐입니다. 마치 모차르트가 머릿속으로 이미 작곡해 놓고 단지 오선지에 옮겨 적었다 했듯이.


영화의 줄거리

'아바타' 의 포스터


영화의 줄거리를 말하자면 먼저 떠오르는 영화가 몇 개 있습니다. '원령공주', '포카혼타스', '라스트 사무라이' 등. 사실 이들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특별한 말 없이 이런 영화들이 언급되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영화 '아바타' 의 줄거리는 보지 않고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래, 지구는 환경이 오염되고 자원이 고갈되어 갑니다. 이 때, 지구인들은 외계 행성 판도라와, 그 판도라 행성에 묻혀 있는 어마어마한 대체 자원을 찾아냅니다. 허나 이 외계 행성 판도라에는 정체모를 외계 생물들과 함께 외계인 종족 '나비' 족이 살고 있습니다. 나비족은 비록 발달된 과학문명을 소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자연과 호흡하며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종족으로 그들 나름의 신앙 체계와 문화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인간들은 이들과 접촉하기 위하여, 나비족과 인간의 유전자를 결합시킨 '아바타' 를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사람의 신경을 아바타에 접속시켜, 이들과 만나고 이야기하며 그들을 설득하려 합니다. 영화는 여기에서 시작합니다.

쌍둥이 형의 죽음으로 인해 아바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주인공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 는, 사고로 인해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미 해병대원입니다. 그는 지구군(軍) 지도자인 마일즈 대령(스티븐 랭)으로부터 몰래 군사적으로 유용한 정보를 빼내올 것을 지시받습니다. 그 대신, 충실하게 임무를 이행하면 두 다리를 고쳐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말이죠. 제이크는 그렇게 아바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아바타에 접속하게 됩니다.

파괴적 인간으로 대표되는 마일즈 대령

아바타의 몸을 입게 된 제이크는 우연히 나비족 추장의 딸 '네이티리'와 만나게 됩니다. 원래 제이크를 죽이려 했던 네이티리는 그가 대지의 신 '에이와' 의 알수 없는 선택을 받았음을 알고, 그가 정말 자격이 있는 자인지 알아보기 위해 자신의 종족 곁으로 데려옵니다. 나비족은 지구인들을 '하늘의 사람' 이라 부르며, 그들의 아바타 프로젝트 또한 알고 있기에 자신들의 모습을 하고는 있지만 제이크를 적대시하고 멀리합니다. 제이크는 그들 안에서 함께 어울리며, 그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 문화와 관습, 신념을 배워 나갑니다. 처음에는 충실한 정탐꾼 역할을 하지만, 점차 제이크는 자연과 함께하며 자연을 존중하고, 자연속에 어우러지는 나비족의 삶에 빠져듭니다. 그리고, 훌륭하게 모든 시험을 통과해 내고 멋지게 성장한 제이크와, 그 성장을 곁에서 도왔던 네이티리는 사랑에 빠집니다.

제이크와 네이티리 눈맞는장면

그러나 탐욕에 빠진 인간들은 끝내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나비족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합니다. 인간들의 강력한 최신 무기 앞에서 물질문명이 발달하지 못한 나비족은 속수무책으로 파괴되어갑니다. 제이크는 자신이 이 모든 인간의 파괴를 도왔다는 책임감과, 나비 족의 일원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정체성을 증명하기 위해, 나비족과 함께 목숨을 걸고 싸웁니다. 그는 통제 불가능의 괴수를 조종하는 전설의 용사 '토르크 막토' 에 도전하여 성공하고, 나비족 뿐만 아니라 판도라 행성 전체 종족을 하나로 규합하는데 성공합니다.

마침내 목숨을 건 최후의 전투. 하지만 여전히 화력에서 열세인 판도라의 원주민들은 처참하게 스러져 갑니다. 제이크를 도왔던 그의 지구인 동료들 또한 하나 하나 죽어갑니다. 그러나 절망이 가득하던 이 때, 판도라를 관장한다는 '에이와' 의 도움으로 판도라 행성 전체가 인간들을 공격합니다. 인간 군대는 패퇴하고, 자신들의 행성으로 쓸쓸히 돌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제이크는 에이와의 도움을 통해, 더이상 아바타가 아닌, 진짜 나비족으로 새로이 태어나게 된다는 것이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입니다.

인간들의 판도라 침공

인간의 물질문명을 비판하고 서로 다른 종족간의 화합과 이해를 다룬 전체적인 영화의 이야기 구조는 나쁘지 않고, 오히려 훌륭했다고 평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쉬웠던 점도 몇 가지 있었습니다. 딱 3가지만 이야기하면, 제이크와 네이티리의 사랑이 특별한 계기 없이 너무 쉽게 이루어졌다는 점, 제이크가 '토르크 막토'가 되는 과정이 너무 쉽게 처리되었다는 점, 마지막으로 영화의 가장 큰 위협이나 적은 주인공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스토리텔링의 암묵적인 룰이 존재하는데, 마일즈 대령을 죽이는 것이 제이크가 아니라 네이티리였다는 점. 이 세 가지가 제가 생각하는 영화 아바타에서 아쉬웠던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또 각각의 요소에 대해서 또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름의 이유를 들어 보니 그것들 또한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납득되어, 이것들은 저만의 아쉬움이라고 생각해도 될 것 같습니다.


"I see you"

누가 누구의 꿈이고, 누구의 아바타인가.



영화에서, 아바타에 접속하는 것은 마치 꿈처럼 묘사됩니다. 아바타에 접속해 있는 동안의 제이크는 진짜 자신이 아니지만, 두 발로 뛰어다니고, 나비족과 함께 어울리며 오히려 '진짜 자신' 을 찾아갑니다. 마치 꿈 속의 일들처럼 판도라 행성의 삶은 아름답고 신비롭게 그려집니다. 그러나 접속을 해제한 제이크는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초라한 자신의 모습과, 탐욕에 물들어 있는 인간들을 보며 점차 혼란스러워합니다. 어느 것이 꿈이고, 어느 것이 현실인지. 그리고 진짜 자신은 누구인지. 정말로 '인간답다' 는 것은 어떤 것인지. 숱한 질문이 제이크와, 영화를 보고 있는 저를 괴롭혔습니다.

"i see you" 는 나비족의 서로에 대한 인사입니다. 이 인사의 의미에 대하여, 여러 가지 철학적 논의들이 영화팬들 가운데 분분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I see you" 는 말 그대로 "나는 당신을 봅니다" 입니다. 그리고 굳이, 그 인사의 의미를 담는다면, 우리들이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하면서 상대방의 평안함을 묻는 것을 중요시 하듯이, 나비족에게 있어 눈앞의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그 존재와 나의 교감이 중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인삿말에 '나' 와 '너' 그리고 '본다' 가 함축적으로 들어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아름다운 네이리티.

아바타에 접속해 있는 제이크는 처음에는 네이티리와 교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진정으로 나비족의 철학과 생활을 이해하며 거기에 동화되자, 네이티리는 제이크가 가지고 있는 본래 성품을 알게 되고, 그 존재의 주체와 깊이 교감하게 됩니다. 사랑하게 되었죠. 그리고 그 존재의 주체는 그 껍데기가 '인간' 이든 '나비족' 이든 상관 없습니다. 영화의 마지막에, 인간 모습을 한 제이크를 네이티리는 만나게 됩니다. 작고 초라한 나약한 인간의 모습이지만, 네이티리는 그를 향해 손을 뻗으며 부드럽게 말합니다.

"I see you."

끝을 모르고 발달하는 물질 문명의 폐해와,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과 파괴 본능. 나와 다른 이를 인정하지 못하는 편협함. 그 모든 인간들의 '너무도 인간다운', 또는 '너무도 인간답지 못한' 면을 꼬집으면서, 제임스 카메론이 제시한 해답은 "I see you" 입니다. 서로의 존재를 진지하게 인정하고, 껍데기에 신경쓰는 것이 아닌 그 내면의 존재 자체에 주목하고 인정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이 인간과 인간 사이라면 반목과 갈등, 차별과 억압은 해소될 것이며, 그것이 인간과 자연 사이라면, 자연을 이해하지 못한 인간의 무분별한 파괴와 살육은 해소될 것이라는 것. 그가 12년동안 머릿속에 들어있던 모든 스토리를 응축시켜 빚어낸 단 문장의 답변입니다.



제임스 카메론, 몰입감의 야망을 드러내다.

'지구를 침공하는 외계인' 에 반대하여, '외계를 침공하는 지구인' 이라는 상상력은 아마 누구나 한번쯤 해볼 수 있을 법한 상상입니다. 그러나 전자보다 후자 영화를 실현시키기가 아마도 훨씬 어려울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그 '낯선 세계' 전체를 통째로 만들어서 영상에 담아야, 사람들로 하여금 저것이 지구 어딘가에서 세트를 지어놓고 연기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제임스 카메론은 그 사실을 알고 있기에, 자신의 머릿 속에 담긴 세계 전체를 '믿을 만한' 영상으로 담아낼 만한 컴퓨터 그래픽 기술력을 12년동안 기다린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건 일종의 자신감이었을수도 있겠죠. 내가 아니면, 이런 스케일의 상상력을 나보다 먼저 실현시킬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고 말입니다.

그러나 단지 제임스 카메론이 의도한 '몰입감'은 최첨단 CG를 통해 실제와 같은 세계를 만들어, 그것을 화면에 가득 채워, 관객으로 하여금 그것을 보고 진짜처럼 여기게 하는 데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타이타닉' 을 통해 그는 관객이 기존 영화를 통해 느낄 수 있는 몰입의 끝을 보고, 속된말로 '뽕을 뽑았다' 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 이후로 컴퓨터 그래픽 기술력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어디까지나 관객이 '진짜같은' 영상을 보고 즐긴다는 테두리 안에 있었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은 관객이 '진짜같은' 영상을 보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관객이 '진짜' 를 보기를 원했습니다.

3D 입체로 펼쳐지던 판도라 행성

지금 한번 주위를 둘러 보십시오. 바로 이 세계가 '진짜' 입니다. 그리고 모니터 안을 들여다 보십시오. 바로 '진짜같은' 영상이 펼쳐지는 곳입니다. 제임스 카메론은 궁극적으로 영상이 가야 할 방향은 '진짜' 라고 믿었습니다. 사실상 그는 2D 평면상에서 컴퓨터 그래픽이 가져다줄 수 있는 몰입감의 한계를 예견했고, 때문에 그는 관객이 '진짜' 에 완벽하게 몰입하도록 만들고 싶다는 야망을 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3시간 짜리 3D 영화로 제작된 '아바타' 입니다.

다음 세대의 영상 매체를 보통 우리말로 지칭하기를 '실감미디어' 라고 부릅니다. 실감미디어는 단지 3D 영상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촉각, 후각 등을 포함한 오감을 만족시키는 미디어 컨텐츠를 말하며, 단방향 전송이 아닌 사용자와의 인터랙션을 포함하고, 지금보다 더욱 큰 화면에 고화질의 영상, 더욱 큰 대역폭의 전송기술 등의 개발 또한 함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안경이 필요없는 입체 영화, 가정에서도 볼 수 있는 3D TV, 들고 다닐수 있는 모바일 3D 기술 등등이 벌써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고, 관련 표준 제정에 각국이 열을 올리고 있으며, 눈치채셨겠지만 게임 산업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인간에게 '진짜' 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실감미디어의 개발은 결국 궁극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체의 통합을 의미한다 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입체영화' 가 가야할 길도 멀다.

물론 아직까지 3D 기술은 부족합니다. 당장 영화 '아바타' 만 하더라도 몰입감있게 충분히 즐기기에는 어려운 면이 많습니다. 특수 안경을 착용하여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고, 화면의 어디를 바라보고 있느냐에 따라 눈이 피로하며, 디테일이 뭉개진다던가 색감이 흐려지는 단점등이 남아 있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중입니다. 즉, 아직까지는 3D 입체 영상 기술 하나만 해도 갈 길이 멀다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인간이 몰입감을 느끼는 이유가 단지 영상, 기술력 때문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훌륭한 배우의 연기나, 흡입력있는 스토리 전개가 더욱 인간을 빠져들게 만드는 요인일 수도 있습니다. 3D 기술력이 오히려 영화의 감상을 방해하고, 집중력을 해친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적어도 저는 '아바타' 가 그랬습니다. 아바타의 3D 기술력은 저에게 영화를 감상하는데 방해가 되는 장애 요인중의 하나였고, 입체 영상들은 저에게 약간의 호기심을 가져다 주었을 뿐이지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또는 영화적 장치들에 있어서 그 어떤 눈에 띄는 장점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대세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영화가 흑백에서 컬러 영화로, 무성 영화에서 유성 영화로 바뀌어 왔을 때,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비슷한 이유로 반발했습니다. 바로 '영화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한다' 였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어리석어 보이지만, 당시의 사람들은 진지했을 것입니다. 영화의 3D 로의 진화도 비슷한 진통의 시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3D 기술력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과 신봉은 경계하여야 할 일이지만, 그 곳으로 영상으로의 대세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 는 그 시대의 본격적인 서막을 알리는 기념비적 작품으로 여겨지기에 충분합니다. 그리고 제임스 카메론은 2D 영화 시대를 정복한 정복자이면서도 이에 만족하지 않고, 영화의 또 다른 세대를 열어젖히는 데 선봉장에 서고 싶다는 끝없는 야심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로 인해 CG 를 하는 사람들로서는 참 할 게 없어지기도 했고, 참 할 게 많아지기도 했습니다. 그저 씩 한번 웃어주며, 오른손을 들고 읊조릴 뿐입니다.

"I see you."

 


ThEnd.

posted by cimple 2009. 10. 14. 14:23

수업 시간 과제로 나온 고슴도치 가시 붙이기.

커스텀 플러그인을 짜서 고슴도치에 가시를 복사해 붙이고,

노드를 통해 데이터를 넘겨서 실시간으로 가시를 조정할 수 있도록.












ThEnd.
posted by cimple 2009. 7. 30. 16:50

감독 피트 닥터, 밥 피터슨 (2009 / 미국)
출연 이순재, 에드워드 애스너, 크리스토퍼 플러머, 조던 나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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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세 노인을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


일단 그동안의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을 한번 생각해 봅시다. 장난감, 개미, 물고기, 괴물, 자동차, 쥐, 슈퍼 히어로, 로봇 등등... 여러분이 생각했던 '가장 참신하고 매력적인 캐릭터' 는 어떤 캐릭터였나요? 다들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그 캐릭터 하나만으로도 영화의 매력을 설명하고도 남는 주인공들이었지요.
때문에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애니메이션은 영화처럼 크리스쳔 베일이나 메간 폭스를 주연으로 할 수 없기 때문에, 매번 캐릭터를 새롭게 창조해 내어야 합니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새로이 그 존재를 납득시키고, 매력에 빠져들게끔 해야지요. 모두들 앞다투어 흥미로운 캐릭터, 감동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내려 애씁니다. 

그런데, '78세 노인' 을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을 생각해 보셨나요?




PIXAR의 10번째 애니메이션 <UP>은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으로 생각하기 힘든 캐릭터를 가지고, 또 한번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풀어 냄으로써, PIXAR 가 무엇을 추구하는지 그리고 왜 PIXAR 인지를 다시 한 번 여실히 보여 주었습니다.




<UP>의 줄거리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모험과 탐험을 좋아하던 칼. 그는 자신과 같이 모험을 좋아하던 왈가닥 여자아이인 엘리를 만나게 되고, 둘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비록 자녀는 없지만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시간이 흘러 두 사람은 늙게 되고, 마침내 엘리가 먼저 세상을 떠납니다.
도시 재개발의 열풍 속에서도 엘리와 살아왔던 집을 지키며 혼자 살아가던 어느 날, 칼은 건설 직원을 폭행했다는 이유로 양로원으로 퇴거 조치를 받습니다. 그래서 칼은 마지막 수단으로, 수천개의 풍선을 집에 달아 집을 통째로 하늘로 띄워 올립니다. 그리고 아내인 엘리가 그토록 가기 원했던 남아메리카의 폭포를 향해 날아갑니다.

그런데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그의 여정에 예기치 않은 불청객들이 찾아옵니다. 꼬마 탐험가 러셀, 강아지 더그, 도요새 케빈. 그리고 칼이 어린 시절 우상으로 여겼던 탐험가 찰스 먼츠까지. 이들과 얽혀들며, 칼은 남아메리카의 오지에서 펼쳐지는 갖은 모험을 펼칩니다.

PIXAR 애니메이션은 항상 그렇지만,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보았을 때 그들 나름대로 영화를 해석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어린이들이 봤을 때에는 집이 풍선을 타고 날아다닌다는, 그리고 야생에서 두근거리는 모험을 즐긴다는 즐겁고 유쾌하며 환상적인 상상력에 빠져들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어린이의 손을 잡고 극장을 찾은 어른들이 영화를 볼 때에는 그들 나름대로 인생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무게감 있는 철학적 질문들을 던집니다.

그리고 이번 <UP> 이 던진 질문은, 그 동안의 PIXAR 애니메이션이 던졌던 질문 가운데에서 가장 녹록치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UP>, 아름다운 보수를 이야기하다.

UP 이 추구하는 가치는 사실 난해합니다. 그동안 PIXAR 애니메이션이 보여주었던 뚜렷한 가치관의 제시에 비해, UP 은 조금 어려운 두 가지 가치를 동시에 저울질합니다.

영화는 단순히 '한 노인이 어렸을 적부터 가지고 오던 꿈을 끝내 이룬다' 라는, 어떠한 '숭고하고 지켜져야 할 것을 지키는 것에 대한 예찬' 에만 몰두하지 않고,
또는 '낡아빠진 옛것에 매달리지 말고, 새롭고 가슴 떨리는 모험에 도전해라' 라는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메시지만을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그리고 사랑하는 이와 약속했던 자신의 오래된 신념을 지켜 나가는 '보수적' 가치와, 새로운 이들을 만나고, 자신에게 주어지는 다양한 삶의 양상을 받아들이고 또 바꾸는 데 주저하지 않는 '진보적 가치'. 영화는 이 두가지 가치를 동시에 제시하고, 그 가운데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 관객들로 하여금 칼과 함께 고민하게 합니다. 그 고민은 쉽지 않습니다.



칼은 보수주의자입니다. 그는 자신이 살아왔던 방식과, 자신이 고수해온 가치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사랑하는 아내 '엘리' 와의 추억을 지키기 위해, 온통 사방이 공사중이어도 고집스레 자신이 살아온 터전을 지켜 나가는 인물입니다. 영화에서 점프컷으로 짧게 표현되지만, 칼과 엘리가 서로 행복하게 사랑하면서 늙어 가는 모습을 그려 낸 부분은, 영화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 중의 하나였습니다. 그만큼 칼에게 자신의 추억과, 자신이 추구해온 가치는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칼은 진심으로 엘리를 사랑하며, 그녀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주고 싶어 합니다. 엘리는 아주 어렸을 때 부터 항상 남아메리카의 아름다운 폭포에 가서 그 곳에서 가슴 떨리는 모험을 하면서 살고 싶어 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보물처럼 여기는 탐험 일지에 '내가 앞으로 할 일들' 이라는 제목을 적어놓고, 그 뒤로는 백지로 남겨둔 채, 바로 그곳에 찾아가 '가슴 떨리는 모험들' 을 적어 나가겠다 소망했습니다. 칼은 꼭 그곳에 같이 가자는 엘리와의 오래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수천개의 풍선으로 집을 통째로 들어 올려서 날아갑니다.

수천 개의 풍선으로 집이 떠오르는 장면은 단연 <UP> 최고의 장면이었습니다. 그 장면이 예고편이 등장하는, 다행히도 저는 '진짜' 보고싶은 영화는 예고편조차 보지 않습니다. 영화를 보는데 가장 최고의 준비는, 그 영화에 대해 전적으로 무지한 상태 아닐까요? 때문에, 이번 <UP> 도 참 다행입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히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한 할아버지가 아내와의 아름다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목적지에 도착하고, 어릴적 탐험의 꿈을 이룬다. 끝. 하지만, 영화는 그렇게 간단한 답을 우리에게 허락하지 않습니다. 칼은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예기치 않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고, 동행하게 됩니다. 천진난만한 아이 러셀과, 강아지 더그, 도요새 케빈.

칼은 그의 삶에 새로이 개입한 것들을 거추장스러워 합니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아내 엘리와의 약속이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남아메리카의 아름다운 폭포로 떠나는 것이 최고의 목적인데, 러셀과 그 친구들은 자꾸만 그의 발걸음을 더뎌지게 만듭니다. 때문에 칼은 그들과, 그들과의 관계를 애써 밀어냅니다. 자신을 주인님이라고 부르며 쫓아다니는 강아지 '더그' 도 싫고, 까악거리면서 졸졸 쫓아다니는 도요새 '케빈' 도 귀찮을 따름입니다.

칼이 보수를 대표한다면, 천진난만한 아이 러셀은 진보의 상징과 같습니다.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데 두려워하지 않는, 모험을 꿈꾸는 아이. 그 또한 항상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좋은 줄 알지만, 실제로 그것에 뛰어들면서 그게 생각처럼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들을 배웁니다. 그 아이로 인하여 보수로부터 기꺼이 배움을 마다하지 않는 아름다운 진보의 모습을 엿볼 수도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남아메리카의 오지에서 그들과 이미 얽혀버린 칼. 때문에 그 모든 것이 불편한 칼은 다른 이들과의 동행을 거부하고 혼자 묵묵히 목적지를 향해 걷습니다. 풍선에 매달린 집을 끌고 걷지만, 그 때 그의 모습은 오히려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가는 사람처럼 어둡게 그려집니다. 날으는 집을 타고 행복을 찾아 두둥실 떠오르던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사랑하는 아내와의 아름다운 약속은 굴레가 되어 그를 얽매고 있습니다.

칼은 마침내 아내와 약속했던 그 곳, 그 폭포에 닿는데 성공합니다. 그토록 원했던 일을 달성해 낸 후, 그는 조용히 집 안에 들어와 앉습니다. 그토록 원했던 일, 그토록 지키고 싶었던 약속을 지켜낸 후인데, 기쁘지 않고, 즐겁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서 칼은 조용히 엘리의 탐험 일지를 펴듭니다.

그때, 칼은 당연히 백지여야 할 '내가 앞으로 할 일들' 의 다음 페이지들이 백지가 아닌 것을 발견합니다. 그 곳에는 엘리와 칼이 함께 했던 사진들이 붙어 있습니다. 엘리에게는 칼을 만나고, 그와 함께 사랑하면서 살아왔던 모든 날들이, 마치 꿈꾸던 이상향에 다다른 것 같은 행복이요 아름다움이었다는 고백이었습니다. 칼은 비로소 발견합니다. 오랫동안 숙원해 온 목표를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목표라는 것을 위해 인생을 희생하는 것 보다, 매 순간 순간의 삶을 통해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바로 진짜 이상향이었다는 사실을.



칼은 자리를 딛고 일어섭니다. 엘리가 칼에게 지켜달라 원했던 것은 '약속' 이 아니라, '행복' 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행복은 삶의 매 순간을 밀쳐내지 않고 포용하고 받아들임에 있다는 것. 그래서 칼은 오랫동안 살고 있었던 집의 정든 물건들을 하나씩 내버립니다. 고집스레 붙들어 왔던 그 오래된 집착들로부터 벗어나자, 칼의 집은 다시 두둥실 떠오릅니다. 진짜 행복을 찾기 위해서.

쉽지 않은 질문들을 던지지만, 이면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보수적이든, 진보적이든, 어떤 삶의 방식을 가지고 살아가더라도, 우리는 다른 사람을 포용하고, 받아들이며, 그들을 사랑할 수 있는 자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나와 생각이 다르고, 나와 가치가 다르지만, 그들을 사랑하고 그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고, 함께 대화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영화의 메시지와 대척점에 있는 인물은 바로 칼의 어릴적 우상인 찰스 먼츠입니다. 그는 광기어린 극도의 보수주의의 상징입니다. 도요새를 잡아서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있는 그는,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 또한 원래는 순수했던 탐험가였습니다. 그러나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서, 다른 이의 침입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으며, 이미 배타적인 욕심이 그의 삶을 삼켜 버린 후입니다. 그로 발생하는 폭력과 억압은 보수주의의 가장 안좋은 단면을 드러냅니다.



다양한 가치를 가진 수많은 사람이 한데 얽혀 살면서도, 서로 다투지 않고, 싸우지 않고, 이해하고 존중하며 살아간다는 것.
날아다니는 집을 타고서 도착한 꿈같은 장소에서조차 그것을 찾지 못했지만, 오히려 그 여정 속에서 해답이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영화는 말합니다.

그리고, 정말로 닿을 수 없는 이상향처럼 여겨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유쾌한, 그러나 평가는 엇갈릴 수 있는.

<UP> 은 충분히 유쾌하고 즐거운 영화입니다. 물론 영화에 등장하는 '개' 를 이용한 여러 가지 개그 코드 (개에게 테니스 공을 던지면 열심히 물어 온다던지, 개가 다람쥐에게 신경이 온통 쏠린다던지 하는) 들은 사실 미국 문화에 익숙한 것이라서 100% 공감하고 웃기는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억지스럽거나 저질스럽지 않은 유머를 잃지 않고, 끊임없이 관객들로 하여금 유쾌함을 선사합니다. 또 일단 영화 내내 '풍선을 매달아 집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고, 또 끈으로 집을 묶어서 손에 들고 다닌다' 라는 재미있는 설정은 동심을 자극하고 호기심과 상상력을 충족시켜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영화가 다루고 있는 주제의 무게감 때문에 호불호가 엇갈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시고, 즐거움을 만끽함과 동시에 진지한 질문들을 던져 볼만한 영화로 생각됩니다.

또, 매번 PIXAR 장편 앞에 방영되는 PIXAR 단편 애니메이션이 이번에는 정말 '대박' 입니다. 멋진 상상력과 기막힌 호흡으로 만들어진 이번 단편 애니메이션은 또한 한국인 2세 감독이 연출했다고 해서 더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또한 놓칠 수 없는 재미이지요.



언제나 PIXAR 작품을 볼때마다 되풀이하는 말은

"아, 우린 언제 저런거 만들어보나?"
"우와, 진짜 이런거 한번 만들면 진짜 소원이 없겠다"

...이번에도 어김 없었습니다.

벌써 열 번이나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고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 <UP> 을 보며, 또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한없는 부러움을 가져 봅니다. 하지만, 우리도 할 수 있겠지요?

네, 할수 있습니다.


"내가 앞으로 할 일들"

아직 제 모험 노트는 그 뒤가 백지로 남겨져 있으니까요.



ThEnd.


p.s. 모든 사진의 저작권은 PIXAR animation studio 에 있습니다.

posted by cimple 2009. 7. 29. 21:23

C'est La Vie


C'est La Vie 는 불어로, '이것이 인생이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영규, 송재원, 추연준, 이재준.
4명이 'Team Lavie' 를 이뤄서 일구어낸 1년 농사의 결실이며,
2008년 아주대학교 미디어학부 졸업작품으로 제작된 5분 30초 분량의 Full 3D 애니메이션이다.

나는 모든 캐릭터 애니메이션(라비, 비셔스, 백혈구),
부유물 애니메이션, 일부 섬모 애니메이션, 일부 배경 오브젝트 모델링,
그리고 라비의 목소리를 담당했다.




AWARDS

- 2009 SBS 창작애니메이션 대상 TV / 극장 상영작 결정





- 2009 이탈리아 카툰클럽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초청작




- 2009 스페인 온앤오프 페스티벌 경쟁부문 선정 (진행중)





SOUND


http://rwlim.tistory.com/entry/Cest-La-Vie

위 링크는 C'est La Vie 의 사운드 디자인을 홀로 맡은 UBY 의 블로그로,
C'est La Vie 의 사운드 트랙 및 그의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ThEnd.


posted by cimple 2009. 4. 30. 22:03


InTru3D 가 대체 뭐야?

  이번에 새로 개봉한 DreamWorks 의 차기작 "Monsters vs. Aliens". 지구에 침략한 외계인들을 지구에 있던 몬스터들이 상대한다는 내용이다. 컨셉 자체는 흥미로운데, 생각보다 북미에서도, 국내에서도 흥행 성적이 썩 좋지는 못한 모양이다. 그런데 들어보지 못한 기술 이름이 튀어나왔다. 'InTru 3D'. 대체 InTru3D 가 뭐지?



  InTru3D를 언급하며 "Monsters vs. Aliens" 를 소개한 언론에서 이야기하기를, "최초로 제작 전 과정을 3D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걸 보니, 궁금증은 증폭되었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이야? 그러면 그동안 Full-3D 애니메이션은 제작 전 과정을 3D 로 제작하지 않았다는 건가? 스토리보드도 3D 로 그리나? 아니면 사운드가 입체 음향 녹음기술 홀로포닉스라도 사용한다는 건가? 
  Intel 과 합작한, 그냥 일종의 기술 브랜드겠지 뭐(아 귀찮아) 로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영화 개봉 후, 이런 저런 평이 엇갈리면서, 또 영화를 직접 보러 가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다시 궁금증이 피어올랐다.

 결국 답은 직접 물어봐야지, 뭐. InTru3D 를 소개하는 Intel 홈페이지 내용을 소개한다.



Intru 3D 에 대하여


Intel 이 영화 속으로 들어가다

DreamWorks Animation 의 Chief Executive officer 인 Jeffrey Katzenberg 에 의하면, InTru 3D 는 "단순히 영상을 보는 수준이 아닌, 완전히 영상 속으로 들어간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말한다. 바로 이것이 DreamWorks Animation 이 2009년부터 InTru 3D 기술에 주목하고 이를 앞으로 제작하게 될 모든 상업 영화에 적용하게 된 이유이다.

DreamWorks Animation 의 이러한 '극장 안으로 들어가게끔 하는 경험' 을 위한 노력에 덧붙여, Intel 은 차세대 3D 시각 경험 및 테크놀로지를 다른 플랫폼들 - 홈 씨어터, PC, 비디오 게임, 온라인 환경 - 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중이다.

 

이전에는 없었던 3D 퀄리티

관객들은 2009년 3월, "Monsters vs Aliens" 을 보면서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관객들로 하여금 더욱 스토리에 깊이 몰입하고 놀라운 시각적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각본 및 기획 단계에서부터 InTru3D 에 맞추어서 제작되었다. 각 영화관의 디지털 영사기술은 이제 3D 화면과 완벽하게 호환되어, 이전 3D 기술에 있었던 눈을 긴장시키고 피로하게 하는 일 없이 관객들이 3D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끔 되었다.

영화관 밖에서도 이러한 3D 영상들을 즐길 수 있다. "Monsters vs. Aliens" 3D 트레일러나, SoBe Lifewater 3D 광고, 또는 Chuck 의 스페셜 3D 에피소드 등 텔레비전에서 방송되는 단편 영상들은 ColorCode 3D 라는 신기술을 통해 집에서도 3D 영상을 즐길 수 있다. 집에서도 이러한 3D 영상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이전의 3D 영상 기술을 뛰어넘은 매우 고무적인 발전이다.


역사에 남을 경험, "Monsters vs. Aliens"

2009년 3월 27일은 애니메이션 역사에 있어 다음 세대로 뛰어넘어 가는 기념비적인 날이다. 이 날 관객들은 자리에 앉은 채로, 처음으로 InTru3D 기술을 사용하여 제작된 상업 영화인 DreamWorks Animation 의 "Monsters vs. Aliens" 안에 깊히 빠져들면서 그 도약을 함께 할 것이다. 이 코믹 액션 영화는 Reese Witherspoon, Hugh Laurie, Kiefer Sutherland, Stephen Colbert 등 쟁쟁한 스타 성우들이 연기했다. 그리고 InTru 3D 와 함께하는 기술 혁신과 상상력의 조화는 애니메이션으로부터 얻어지는 놀라운 체험과 재미를 한층 더하게끔 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역사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짤막하게 보여주는 이 영상은, 상상력과 기술력을 결합하여 캐릭터들을 창조해 내고, 삶의 이야기들을 들려 주었던 그동안의 인간의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InTru3D 기술을 통하여, Intel 은 DreamWorks Animation 이 최신, 최고의 기술력으로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Intel 의 막강한 프로세서로, DreamWorks Animation 의 아티스트들은 가장 최신의 3D 저작 도구들을 최대한으로 마음껏 이용하면서 더욱 놀라운 영상, 더욱 흡입력있는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쉽게 말하면 '입체 영화' 라는 말이다. 뭐야, 그럼 이거?



  놀이공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양쪽에 파란색, 빨간색 셀로판지가 붙어 있어서 영화를 보면 화면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처럼 보이는 기술. 사실 크게 다르지는 않다. 다음 동영상은 윗 글에서도 언급된 <Monsters vs. Aliens> 의 3D 트레일러이다. 약간 흐릿하고 일렁거려 보이는데, InTru3D 안경을 쓰고 보면 입체 영상으로 보이게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단순히 빨강, 파랑 셀로판지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어지럼증을 느끼거나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색상 정보도 그대로 전달되도록 안경 안에 특수한 장치들이 적용되었다고 한다.

  즉, InTru3D 란 제작 단계에서부터 상영까지 이러한 입체 영화 상영을 위해 사용되는 Intel 과 DreamWorks의 합작 기술 이름이자, 브랜드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특수한 촬영과 제작, 편집하는 데 사용되는 각종 툴과, 이렇게 제작된 입체 영화를 상영하는 데 사용되는 하이엔드급 프로세서들을 공급하는 일을 Intel 이 하는 것이다.

  설명해놓고 보니 거창하지만, 아직 반응은 생각보다 폭발적인 것 같지 않다. 일단 기술력 설명에는 영화업계에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처럼 포장하고 있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고 난 지금도 그다지 화제가 되고 있지 못하니 말이다. 해외에서의 흥행 성적도 두드러졌다고는 보기 힘들고, 국내도 마찬가지이다. 국내에는 InTru3D 안경으로 입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 것이 원인인지, 어느 정도의 숫자의 영화관에서 <Monsters vs. Aliens> 를 입체로 관람할수 있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 단지 입체로 영화를 즐기려면 한국어 더빙판을 봐야 한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원어판은 자막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입체로 감상할 수 없다.

  앞으로 많은 영화가 InTru3D 로 제작되어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과연 또 한번의 영상 혁명이라고 불리우는 이 시기에,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응하고 또 발전하고 있는지, 기대하고 또 두고 볼 일이다.

Th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