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31. 00:09
아메리카노.
커피 전문점에서 가장 싼 커피.
나는 아메리카노를 왜 마시는지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저 입에 쓴 음료일 따름이었다.
가끔, 따라하기로 아메리카노를 주문해 보기는 했지만 단 한번도 끝까지 마셔본 적이 없다.
오늘,
누군가를 기다리며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두툼한 커피잔에 입술을 가져다대고
모락거리며 올라오는 하얀 김을 맡으며
그 뜨거운 검은 빛깔의 커피를 조금 입속에 흘려넣었는데.
썼다. 하나도 맛이 없었다.
그런데 그 쓰고 맛없음이,
인생의 어떤 순간들과 무척이나 닮아 있었다.
이제껏 내가 알지 못하던 아메리카노의 맛이었다.
하지만 오늘도 나는 아메리카노를 다 마시지 못했다.
ThEnd.